건축을 감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건축의 감상력을 키우고 공간의 의미를 이해하고 공간을 느낄 수 있는 방법 대해서 알아봅시다.
건축의 감상력 키우기
건축의 감상력을 키우기 위한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에 관하여 생각해 봅시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생각합니다. 벽돌을 보고 속이 꽉 차 있다는 것을 알고, 건물을 보고 안이 비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예시한 상자 모양의 입방 체를 보면, 눈은 큰 덩어리(mass)를 보지만 머리는 그 부피(volume)를 지각하게 됩니다. 이 입방체는 건 물처럼 크게 생겼는데 건물은 일반적으로 이와 같이 큽니다. "도대체 이 커다란 상자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당신은 그것을 알아내려고 할 것입니다.
다음 그림에서는 상자 안에 들어가 있는 경우입니다. 즉 상자 안에 담겨 있는 것이지요. 이 경우에는 공간과의 관계가 성립되는데, 여기서 공간은 형태에 의하여 규정되고 당신도 형태에 의하여 제한됩니다.
바닥, 천장, 그리고 4개의 벽면에 의하여 구성된 형태에 의해서 말입니다. 이와 같이 건물은 공간을 넣는 용기이며, 사람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내부 공간을 체험하는 것은 외부공간의 체험과는 무척 다릅니다. 그래서 내부 공간을 체험하는 것은 상자 안에 들어가 있는 것과 같아서 내부 공간이 갖는 분위기의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그래서 갇힌 것처럼 느끼거나, 쾌적함을 느끼거나, 어떤 위협을 느끼거나, 자극을 받거나 또는 구속감을 느끼거나, 자유를 느끼게 되는 것이지 결코 그 중간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외부공간과 형태, 그리고 내부 공간과 형태 사이의 상호관계를 우리는 머리로 지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건축가들이 건물의 외부는 내부를 반영한 것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건 축가들의 생각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즉 지붕에 돌출된 굴뚝이 있으면 건물 내의 거실 또는 서재 등 어딘가에 굴뚝이 딸린 벽난로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며, 또한 침실에 어울리는 곱게 주름 잡힌 커튼 이 달린 방이 돌출되어 있으면 그것은 결코 차고는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들 건축가들의 생각은 올바른 것 입니다. 그냥 뜻 없이 붙여 놓은 굴뚝은 지성에 대한 모독이며, 차고는 차고처럼 보여야 되고 차고가 결코 침실로 생각되도록 사람들을 기만해 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바이 올리는 바이올린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그런 모양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당신은 내부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꼭 외부를 좋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내부가 마음에 들 게 되면 외부를 좋아하게 되는 경우 가 있습니다.
공간의 의미
방은 공간이지만 공간이 반드시 어떤 방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방은 때로는 여러 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서로 연결되거나 맞물리고 뚜렷하게 분리되어 있기도 합니다.
건축적 공간을 우리는 정적 공간과 동적 공간으로 흔히 나누어서 생각합니다.
정적 공간은 폐쇄된 공간으로서, 개구부도 없고 움직임도 없으며, 그저 공간이 놓여 있는 상태를 말 합니다. 밤에 침실의 문을 닫고 커튼을 치면 정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편, 동적 공간은 다음 날 새벽에 커튼을 젖히고 아침 햇살이 방에 들어올 때 이루어지며, 공간은 유 체의 성질이 있는 것처럼 유동적으로 되어 외부는 안으로 흘러 들어오고 내부는 밖으로 흘러 나감을 봅니다. 공간에 대한 감각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의 하나는 '자신의 눈으로 생각하는 것인데, 그림에서처럼 떠다니는 작은 입자를 가지고 공간을 시각화하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옆 그림에서 공간은 4면으로 둘리어 있어서 전혀 움직임이 없으며, 공간은 마치 담긴 물과 같이 던지면 그대로 주저앉아 버립니다. 그야말로 정적입니다. 그러나 옆의 그림처럼 댐에 구멍을, 즉 벽에 창을 내면 그때는 움직임이 생기게 됩니다. 그 흐름을 측정할 수는 없으나 확실히 흐름이 있고, 그것은 시각 적인 움직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적인 공간을 체험하고 있을 때, 당신은 상자 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느낄 것이며, 개방 상태를 원하고 있다면 상자 속에 갇힌 그런 느낌은 기분 좋은 것이 못됩니다. 그러나 만약 어머니의 태 내에서 보호되고 있는 것과 같은 환경을 구하고 있다면 오히려 상자 안에 있는 느낌이 좋을 것입니다.
동적 공간의 시각적 현상을 체험할 때 당신은 공간이 외부에서 내부로 또 내부에서 외부로 흘러 들어가고 흘러나오는 것처럼 느낄 것입니다. 또 작은 방이 실제보다 크게 느껴질 것이며, 갇혀 있는 듯한 기분은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여기서 건축가들은 형태뿐만 아니라 공간도 설계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입니다. 건축가는 공간의 모양을 만들고 공간에 어떤 특징을 부여하며, 공간이 흐르게 또는 정지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종이 위에 그려진 2차원적인 평 면도에서는 그들이 의도하는 공간적 효과의 지극히 일부밖에는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들 건축가들마저도 때로는 계산 착오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물이 세워질 위치가 건물의 대지 위에 처음으로 말뚝을 박아 표시되었을 때, 건축주 나 건축가는 때때로 겉보기에 매우 작아 보여서 속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축가는 공간이란 참으로 다루기 힘든 매체이며, 특히 3차원은 항상 문제가 된 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설계계획의 단계에서 건 축가들은 3차원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므로 고도의 공간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공간의 감상에도 3차원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도 흥미로운 건물을 방문하게 될 때 한번 3차원적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공간 의식을 발전시키십시오.
공간을 느끼는 방법
공간을 눈으로 느끼고 무한한 공간적 효과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집 안을 걸어 다니며 공간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공간의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다른 것에 주의해 서 보십시오. 하나의 방이라는 공간을 벽, 천장, 바닥이 없는 마치 젤리처럼 투명한 입방체로서 보도록 하고, 더 나아가서 집 전체를 그러한 입방체가 집합된 시스템으로 생각해 봅시다. 방문을 열어 보면 1개의 입방체가 또 다른 입방체와 연결되어 공간의 볼륨이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건축가들은 직감적으로 볼륨이 서로 다른 공간들을 연결하여 공간의 대비에 의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이루어져 왔습니다. 천장이 높고 큰 공간에 들어가기 전에 낮은 천장이 있는 곳을 통해 들어가도록 한 것 은 그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천장 이 낮으면 낮을수록 그 효과는 더 큰 것입니다. 이러한 콘트라스트는 공간변화의 인식을 충분히 과장 시 켜서 적어도 처음에는 시각적인 충격을 주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공간적인 변화를 좋아하여 그것이 주는 놀라움과 단조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등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동적, 정적 또는 이들의 혼합된 여러 가지 공간을 알아보도록 하십시오. 당신의 주택이나 아파트야말로 좋은 학습장이 될 수 있습니다. 건축의 이해를 위해서는 그곳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구태여 박물관이 나 시민회관까지 갈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