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구조 (Structure)
바닥, 지붕, 그리고 벽체를 지지하는 것이 바로 구조입니다. 그러나 건물을 충분히 감상하기 위해서는 구조 기술을 얼마나 알아야 할까요? 물론, 건물의 설계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조 기술자, 기계 기술자, 전기 기술자, 토목 기술자들처럼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즉, 기술자들에게는 매력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일이라 하더라도 일반적인 비전문가가 기둥이나 보의 인장력, 압축력, 열의 흐름이나 공기의 공급, 전기의 배선이나 과부하, 그리고 배수와 하수 처리 등에 대하여 상세히 알고자 한다면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이제는 건축 구조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것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건축의 구조는 노출되어 있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구조에 대한 약간의 지식을 갖는다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다음의 간단한 구조의 역사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구조체는 공간에 걸쳐집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커다란 돌을 사용했는데, 이것을 보의 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를 걸쳐 놓는 넓이는 구하기 쉽고 반입이 가능한 돌의 크기에 제한을 받았습니다. 그 후 몇 세기를 지나면서 작은 돌을 이어 쌓아 큰 공간을 걸치게 하는 방법이 고안되었습니다. 이것이 아치의 발명이며, 볼트나 돔이라는 둥근 천장 발명의 계기가 된 것입니다. 아치를 쌓는 기술은 위대한 고딕 교회가 한창인 시대에 그 절정에 달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시대에 짧은 재목을 삼각형으로 짜서 연결하면 더 넓은 공간에 걸칠 수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것이 바로 트러스의 발명입니다. 보다 더 넓은 공간에 구조체를 덮으려는 노력은 금세기까지 계속 이어져 구조 기술자들은 강철 케이블을 늘어뜨려 만든 구조체를 완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금세기 고도의 기술을 대표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 브리지와 같은 현수구조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제 형수 구조로 된 건물도 세워졌고, 아마 다음 단계는 도시 전체에 구조체를 씌우는 일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최근의 새로운 발전은 공간을 캡슐 안에 넣으려는 시도일 것이며, 공기막 구조(에어 스트럭처)는 대공간을 경제적으로 덮을 수 있습니다. 즉, 풍선처럼 공기의 압력으로 지붕을 지지한다는 것입니다.
건축가들은 구조 설계 면에서 분석적이기보다는 더 직감적이어서 혁신적인 구조를 선호하고 곧바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다행히도 건축가들에게는 그들을 뒷받침하는 구조 전문가들이 있어서 협력하고 있지만 옛날에는 늘 그렇지도 못했으며, 100년 전까지만 해도 확실한 이론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집트인의 지혜는 사라졌고, 로마인들은 그리스인들의 지식의 아주 일부만 계승했으며, 르네상스 건축가들은 고딕의 지식에 관련된 아무것도 원치 않았고 실제로 고딕의 지식은 순수한 고전적 규범에 해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은 이치도 모르면서 그저 모방만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근대 건축가들의 시대에 들어와서 비로소 과학적인 방법을 써서 구조의 연구를 하게 되었으며, 요즈음의 구조 설계는 정확한 역학적 계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 구조의 발전 가운데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공기의 압력으로 지붕을 지지하려는 아이디어에 의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소위 '벌룬' 구조가 미국의 목구조 공법에 혁명을 가져오면서 1840년경에는 공장에서 가공된 재목과 기계로 만든 못이 출현하여 전혀 새로운 공법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지금에 와서는 같은 이름의 '벌룬 구조(ballon structure, 공기막 구조)'가 건축계에 혁명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공기압에 의한 구조는 토마토 가공 공장이나 뒤뜰의 작은 풀을 덮는 이외에는 하등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공간을 캡슐 안에 넣는다는 것이 신중히 검토된 것은 1946년으로서 윌리엄 턴 트(Willian Tuntke)라는 건축가가 세인트루이스에 야외 오페라를 위하여 공기압에 의한 구조체를 제안했으나 결국 실현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그것이 실제로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낼 수 있을 때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습니다. 그러나 1970년 일본의 오사카에서 엑스포 70이 열렸을 때 여러 혁신적인 '벌룬 구조'의 구조물들이 세워졌습니다. 그중에서도 미국관은 가장 뛰어난 것으로서, 미국 디자이너들은 최소한의 예산으로 최대의 내용과 독창성을 발휘함으로써 매우 인상적인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1970년 8월호의 피에이 건축잡지(Progressive Architecture)는 다음과 같이 예언하고 있었습니다. "1850년대에 영국의 수정궁이 빅토리아시대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공법의 가능성에 대하여 눈을 뜨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공기압으로 지지가 된 최대 최경량의 기둥이 없는 공간을 갖춘 건물(미국관)은 1970년대 건설기술의 가장 중요한 발전임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던 이 예언은 적중했습니다.
공기압으로 지지가 된 최초의 상설 구조체의 하나로 손꼽히는 것은 CRS의 설계로 엑스포 70 5년 후에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대학에 세워진 토머스 A 비리 활동센터입니다. 2.5 에이커의 면적을 씌운 천막 천 모양의 지붕은 불화 에틸렌의 피막을 입힌 유리섬유로 되어 있습니다. 1 제곱피트당 5파운드의 기압만을 가지고 풍선 모양으로 부풀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새로운 환경에서 수목을 키우고 있는 산타클라라대학의 공기압 구조체는 그 안에 건물과 공원이 함께 들어서 있습니다. 이 건물을 보기 위해 미국 각 집에서 온 사람들은 그 분위기에 놀라 "실로 묘한 기분이어서 내가 옥내에 있는지조차 얘기할 수 없군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건축가들에게 흥미를 갖게 하는 이른바 새로운 질의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흥미로운 구조상의 발전이 가까운 장래에 선보일 것이며, 새롭고 경제적이며 효율적인 형태에 대한 기대를 갖고 목재, 철재, 콘크리트, 유리, 플라스틱 등에 관한 중요한 연구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