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외피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 이어 바닥과 창문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이것을 이해한다면 건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바닥 (Floor)
건축가들은 종종 외피의 재료를 '옷감'에 비유합니다. 우리도 바닥을 밟고 걷는 옷감이라고 생각합시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재료를 대할 때 색, 무늬, 그리고 질감에 대하여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옷감 위를 걷는다고 생각하게 되면 걸어 다니는 평면에 대해서도 더 민감하게 될 것이며, 이로써 감상력을 보다 더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걷어 다닐 때 자신도 모르게 밑을 보고 다니며 벽이나 천장, 그리고 지붕보다도 걷는 면을 더 의식하게 됩니다. 숙련된 건축가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어서 재료를 선택하고 색과 질감, 그리고 무늬를 택하는 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은 보도의 표면이나 외부 계단에 벽돌을 즐겨 써서 아직도 버지니아 대학에는 당시의 벽돌 계단이 그대로 남아 사용되고 있습니다. 옥내 및 옥외의 벽돌 바닥은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나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에게 불편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은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이트(Frank Lloyd Wright)는 바닥 재료로서 그 지방 고유의 석재를 즐겨 썼고, 미여서 (Mies Van der Roe)도 기계로 연마한 대리석이나 인조대리석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값싼 융단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목재는 아직도 건축가나 주택소유자들에게 애용되고 있습니다. 벽돌, 대리석, 목재, 그리고 융단 위를 걸으면 각기 다른 감각적 자극이 발에서 두뇌에 전달됩니다. 그래서 융단을 깐 교실에서 규율이 잘 지켜진다고 주장하는 교사도 있으며, 공공건물의 경우 사람들이 타일이 깔린 복도에서 융단이 깔린 곳으로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모자를 벗는다는 것이 관찰되기도 했는데 그것은 아마도 융단의 흡음 효과에 연유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1950년대의 학교 건설 붐 때 바닥 전체를 융단으로 깐다는 것은 사치스러운 것으로 취급되어 건축가들은 융단을 융단이라고 하지 못하고 흡음 바닥재'라고 불렀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입니다. 바닥은 채광이나 조명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눈부심 현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바닥은 또한 소리를 잘 들리게 하기도 하고 방해되기도 합니다. 경사진 바닥은 시선을 좋게 할 수 있으며, 경사진 땅에 경제적으로 건물을 설계하기 위해 바닥높이를 달리하여 단을 지어 바닥을 설치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은 바닥 레벨의 를 좋아하여 바닥에 단차가 있는 주택이나 레스토랑을 원하고, 심지어 단차가 있는 교실까지도 사람들을 끌어당깁니다. 즉, 지형에 따라 지은 건물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처음으로 어떤 건물에 들어가는 기회가 있으면 자신의 반응에 주의해 보십시오. 제일 먼저 바닥에 눈이 갔는지, 바닥은 좋은 느낌을 주었는지, 바닥에 단차가 있었는지, 단차에 의해서 생기는 분위기가 좋게 느껴졌는지를 알아보십시오. 발코니, 테라스, 광장 보도와 같은 외부 공간의 바닥 면도 재료의 면에서 건축적 체험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내부나 외부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걸어 다니는 평면입니다.
창문 (Window)
모든 외피에는 창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단순한 창이라고 해도 당연한 것으로 쉽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창이야말로 대단한 발명에 속하며, 창은 단지 외피의 눈만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건축가들은 '창 나누기(fenestration)'와 '창(window)'이란 단어를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창 나누기'란 창들의 디자인, 배치, 비례 등을 뜻합니다. 여닫이창, 미세 기창, 들창, 회전창, 루버 창, 그리고 오르내리기 창 등 보통 흔히 볼 수 있는 창들로 위의 3가지 기능을 모두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단 한 가지의 기능만을 위해 설계된 것도 있는데, 고창이나 톱니처럼 생긴 창, 그리고 수평의 천장 등의 주요한 기능은 빛을 하늘로부터 받으려는 것뿐입니다. 창 가운데는 건물 안으로 공기를 끌어들이기 위한 '풍랑'으로서만 기능을 하도록 설계된 창도 있습니다. 미국 인디언 부족의 천막 정상부는 효율적인 배기구로서의 풍 창이며, 17세기에 세워진 이슬람 주택의 말 카프(malkat)는 지붕에서 바람을 모아 깊은 내부 공간으로 보내는 훌륭한 장치입니다. 공기조화장치가 사용되기 이전인 1950년대 미국에서는 건축가들이 바람을 이용하려는 여러 방법을 연구하였는데 통풍조절기를 써서 약한 바람을 바닥 부근의 이른바 거주영역에 보내거나, 루버를 써서 강한 바람이 사람의 머리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거나 또는 내부 칸막이벽에 개구부를 내어 약한 바람을 한 방에서 다른 방으로 흐르도록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칸막이에는 밖으로부터의 소음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약한 바람만을 통하게 하는 유리 없는 창은 특히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쾌적한 실내 기후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한 미국의 주택업자들이 '그림 원도(picture window)'라고 이름 지은 조망을 목적으로 한 창도 있습니다. 그 창이 가로에 면하여 설치된 경우 거리가 그림(그림)인지 안에 사는 사람이 그림인지 늘 의문을 갖게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일방 투시 유리가 아니면 쌍방이 모두 구경거리가 되며, 일방 투시 유리를 설치했더라도 야간에는 반대로 건물 안에 사는 사람이 오히려 구경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조망을 목적으로 하는 창의 경우 발이나 격자와 같은 해 가리개가 없는 창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과연 누가 격자창을 통해 조망을 즐기려고 하겠는가! 그리고 조망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환기에 대한 요구 조건을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에 즐거운 경험을 얻으려면 창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을 음악적 표현으로 보도록 하십시오. 상상력을 약간 동원하면 1-1-1이라는 1박자의 리듬, 1-2, 1-2라는 2박자의 리듬, 3박자의 왈츠나 4박자의 리듬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띠처럼 연속된 창에서는 일정의 음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음악에서의 당김음(syncopation), 즉 절분법 같은 것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앞에서 설명한 하버드대학의 라슨 홀(Larsen hall)은 확실히 당김음 적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의 역할을 잘 알게 되면 창을 보다 더 잘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건물이나 건물의 각 요소는 그대로 거기에 있을 수만은 없으며, 그 기능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