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형태
형태라는 어휘는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공인회계사나 변호사, 음악가, 그리고 운동선수에게 는 각기 다른 뜻을 의미합니다. 건축가에게는 형태란 건물에서 볼 수 있는, 예를 들면, 벽, 바닥, 천장, 처마를 말하고 또는 건물 전체 및 도시 전체를 말하기도 합니다. 형태는 강철, 콘크리트, 벽돌, 목재, 유리, 플라스틱 또는 이들의 조합 등 어떤 재료에 의해서도 구성될 수 있습니다.
형태는 여러 가지의 레이블(label)을 갖고 있어서 때로는 혼동을 하게 합니다. 역사가나 평론가, 그리고 건축가들은 형태를 비잔틴식, 르네상스식, 고딕 식, 콜로니얼양식(Colonial), 로마네스크식, 조지아식, 튜더식, 미여서 풍(Miesian), 유기적, 근대적 등 여러 가지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류는 만약 혼합된 양식의 미묘한 뉘앙스를 표현한다고 하면 무한정 많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미묘한 뉘앙스에 대한 것은 잠시 접어두고 기본적인 것을 살펴봅시다.
형태에는 3가지 기본적인 형태가 있습니다. 즉 조소 적 형태, 공격적 형태, 그리고 평면적 형태 등입니다.
이들 기본적인 형태들은 건축의 역사를 통하여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직선적일 때도 있고 곡선적일 때도 있습니다. 형태가 직선적이라 함은 입방체의 상자처럼 그것을 구성하는 면이나 입체도 평면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말하며, 형태가 곡선적이란 공 모양의 상자처럼 그 면이나 일체가 곡면을 이루고 있음을 뜻합니다. 또 건축가들은 어떤 형태를 놓고 하드(hard) 또는 소프트(soft)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때 그들은 그 형태를 이루고 있는 재료의 굳고 부드러움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그 모양을 말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점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소프트하운 형태는 요컨대 날카로운 모서리를 별로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말하며, 이와 반대로 '하 등'한 형태는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있을 때를 말합니다.
다음에는 이들 세 가지 기본 형태의 대표적인 특징과 차이에 대하여 알아봅시다.
조소적 형태 : 조소적이란 영문으로는 플라스틱 (plastic)이라 쓰고 있지만 여기서는 조각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지, 플라스틱 재료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초대형 콘크리트 입방체, 거창한 벽돌 쌓기 또는 큰 나무둥치 등의 재료로 이루어진 조소적인 형태의 건물을 상상해 봅시다. 날카롭고 직선적인 조소적 형태로는 입방체, 각 추, 각주 등이 있으며, 부드럽고 곡 선적인 조소적 형태로는 돔(dome), 구체, 원주 또는 자유 형태 등을 그 예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 건물의 겉모양을 유심히 살펴보면 거의 모든 건물 들은 어떤 조소적인 특징을 갖는 하나 또는 몇 개의 기하학적인 형태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조소적 형태
조소적 형태는 조각적으로 보입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에는 CRS가 설계한 라슨 홀 (Larsen hall)이라고 불리는 순수한 조소적 형태를 지향하고 있는 건물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마치 한 커다란 돌을 깎아서 만든 것처럼 보여 하나의 조각과 같은 인상을 줍니다.
건물은 조각 이상의 것이어야 하고, 또 쓸모 있어 야 합니다. 이 건물은 쓸모가 있고 또 그 기능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형태의 아름다움은 기능의 효율성 이 더해져서 돋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이 건물이 실제로 사용되는 건물이 아니었다면 형태가 골격 적이 거나, 평면적이거나, 조소적인 것과는 무관했을 것입니다.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들은 이 건물을 지지하고 있는 구조적 골조를 강조하거나 또는 벽이나 지붕면을 명확히 표현하고자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이 건물을 피막으로 덮인 집이라고 부르는 건축가도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피막 이상의 깊이가 있어서 조소적인 형태를 규정하는 함축성 있는 방법의 예가 되기도 합니다.
조소적 형태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는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성 소피아 사원으로 서기 535년경에 세워진 것입니다. 건물의 여러 요소를 포함한 전체 적 형태는 반구, 원주, 원추, 입방체 등의 집합으로 써 대체로 곡선적인 조소적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비잔틴의 건축가였던 이시도르(Isidore)와 안 메디우스(Anthemis)가 공간을 대담하게 구성하여 실로 로마의 건축가들을 능가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돔으로 이루어진 내부 공간은 지금도 우리를 압도하고 있으며, 이 건물은 구조 기술과 조소적 형태의 완전 한 결합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격적 형태 다음에는 공격적인 형태에 대하여 생각해 봅시다. 공사 중인 건물에서 그 구조체의 골 조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공격적 형태입니다.
첫눈에도 구조는 명확하여 기둥이나 들보를 알아볼 수 있고, 바닥이나 지붕이 어떻게 지지가 되고 있는지 명백히 알 수 있습니다.
사다리는 공격적인 형태를 보여주는 전통적인 예라 고 할 수 있습니다. 목수들의 작업대(saw horse), 온 실, 대나무 우산 또는 셰이커 식 식탁 의자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그것들의 뼈대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에 둘려진 열 주들도 공격적인 효과를 보여주며, 고딕 성당의 부 벽들도 골격 적입니다. 만약에 매머드 체육관에서의 행사에 참관할 기회가 있으면 천장을 한번 쳐다봅시다. 여기서도 곡면의 아름다운 공격적 형태를 보게 될 것입니다. 또 공사 중인 건물들은 벽돌을 쌓거나 철제 외벽 판을 붙이기 전에 아름다운 공격적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건축가들은 철골조 구조로 공사 중인 건물을 볼 때 간혹 "참 아름답다. 그러나 벽이 쌓일 때까지 두고 봐야지. 아마 그때는 지금 보다 아름답지 못할 거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건물들은 공격적인 효과를 갖도록 설계되게 더 합니다. 즉 미적인 이유로 구조를 의도적으로 노출하는 것입니다.
잘 훈련된 사람들은 지붕과 바닥을 지지하고 있는 구조체를 보고도 더욱 큰 즐거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공격적인 형태의 아름다움은 그 구조의 솔직함 과 합리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격적 형태
공격적 형태는 그의 뼈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일리노이공과대학 크라 운 홀(1950~1956)은 미이수(Mies van der Robe)에 의하여 설계된 것으로 직선적인 골격의 형태를 보여 주는 가장 우수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골조가 노출되어 기둥과 보가 중요한 시각적 요소로서 디자인의 특징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의자에 앉으면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의 자다르에 압력을 가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기둥은 똑바로 서 있기 때문에 압축력을 받지만 기둥이 가 늘 때 기둥은 휘어지려는 경향이 있어서 이른바, 됩
-모멘트가 생기게 됩니다. 하중을 지지하기에 둔하게 굵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멀리 간지도 않게 적절 힘 우아하고 가냘프게 설계된 기둥들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경제학적 논리에 입각한 아름다움 이 있는 것입니다.
자연에서도 이와 같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장미꽃의 줄기는 보통 한 송이의 장미꽃을 지탱하기에 알맞은 크기로 되어 있습니다. 나뭇가지도 어떤 의미로는 소위 '캔틸레버(cantilever) 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의 구조체가 아름다운 것은 그것 이 경제학적 논리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며, 같은 논리를 구조부재를 강조하는 건물의 경우에도 적용 시 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조부재는 적재하중(사람과 가구)과 고정하중(건축 부재)을 지탱하고 있으며, 구조부재들은 눈에 보이게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